2012/09/13

120909 Sun, Hong Kong

작년 베이징여행도 아직 정리가 안되었는데...싶기는 하지만 일단 이런 여행기는 감동이 남아있을때 후딱 써버리는게 베스트다 싶어서 일단 그냥 지르고 봅니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용감하게 대책없이 떠나는 여행입니다.

대책이 없는거야 언제나의 일이지만 이번엔 좀 각별하지요. 다른때야 업무출장이라는 주목표에 관광이라는 보조목표로 들어가는거니 관광을 망쳐도 큰 부담은 없지만 이번에는 순수하게 관광...이거 망치면 그야말로 돈만 날리는 일이니까요. 게다가 출발하기 전날인 토요일에 한강변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진흙에 미끄러지는 바람에 무릎과 어께에 타박상까지!

어쨌거나 1 홍콩달러가 한국돈 150원 정도이니 돈은 15만원을 홍콩달러로 바꿔서 1000달러, 신용카드 두장과 옷가지들, 노트북과 전기코드 등등을 준비했습니다. 

9월9일 일요일, 6시 약간 넘은 시각에 부모님 교회가시기도 전에 리무진버스를 잡아 타고 1시간 좀 넘게 걸려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10시 약간 안되는 시각에 출발이니까 일찍 가야죠.


일단 보험부터 들어놨습니다. 가서 병원이라도 갔다가 병원비폭탄은 사양이니까요. 3박4일 홍콩이라고 하니까 만칠천원 정도 나오는군요.

 

뭔가 서류를 주긴 하는데...그냥 잃어버리지만 않으면 되겠죠. 수트케이스 깊숙한 곳에 처박아두기로 합니다. 이걸 써먹을 일이 없는게 베스트.


짐도 부쳤고 이제 떠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고보니 홍콩은 어떤 전기를 쓰는지를 모르겠더군요. 홍콩이라고 딱 써있지는 않더만서도 전세계용이라고 주장하는 배짱이 대견해서 15000원으로 하나 샀습니다. 200볼트 전원출력이 두개나 있어서 여행동안 유용하게 썼습니다.

그리고 이거 말고도 해외에서 한국으로 전화 걸 수 있는 전화카드도 만원짜리로 하나 샀습니다. 사실은 홍콩에 프리페이드 유심카드를 파니까 이걸 스마트폰에 꽂으면 그냥 스마트폰을 쓸 수 있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은게 있었지요. 2만원도 안한다고 해서 그걸 하려고 했는데 알고보니 컨트리락을 미리 해제해야하고, 그래서 114에 전화걸어보니 자기네는 아이폰 아니면 안되니까 모토로라에 전화걸어서 해제하라고 하고, 모토로라는 휴일이라고 전화 안받고....결국 옛날 하던 그대로의 전화카드가 되어버렸습니다.

앱등이 삼엽충 아니면 살기 힘든 세상입니다 네.

하지만 그건 그거고, 홍콩에 가게된다면 이야기한 대로 프리페이드 유심카드를 쓰든, 현지로밍을 하든 스마트폰을 쓸 수 있게 만들어 두는것이 좋다고 봅니다. 여행책자의 지도로는 유명관광지의 위치는 잘 알수 있겠지만 지금 내 위치를 알기 힘들거든요. 걸어가려고해도 내 위치를 알고 목적지를 알아야 방향이라도 잡지.... 전 이게 안되어서 시간낭비가 꽤 컸습니다. GPS만 켜서는 스마트폰이 지도를 못 잡는것 같고 와이파이가 많기는 하지만 어디서나 터지는건 아닌것 같으니 미리 준비합시다.



어쨌거나 출국수속 밟고 이동합니다.



저렴한 제주항공이라 그런가 탑승게이트도 엄청 멀어요...으윽



설레는 마음으로 탑승



기내식이 샌드위치군요. 뭐, 저가항공사의 4시간짜리 비행인데 대단한걸 바라는 것도 곤란하겠죠.



4시간의 비행 끝에



드디어 육지가 보입니다. 홍콩이군요.



비행기를 내린건 좋았는데



버스라구...? 저가항공사 티를 팍팍 내는군요 이런. 맨날 대한항공만 타고다녔더니 이런게 있는줄은 몰랐어요.



어쨌거나 간단하게 입국수속을 하고



짐을 찾아서 나옵니다. 보니까 제 수트케이스가 가장 후줄근해보이는것이...



공항전철, AEL을 타러 가야하니까 여기로 가야하는데 일단은



요렇게 생긴데에서 교통카드를 사야합니다.



옥토퍼스카드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그 물건입니다. 가격은 카드값50+충전금액100 해서 150홍콩달러. AEL 뿐 아니라 시내전철 MTR, 버스, 미니버스 등 교통수단에 편의점 소액결제에도 쓸 수 있는 신박한 물건이지요. 다만 문제는 카드는 안받고 현금으로만 살 수 있다는 것...


어쨌거나 AEL로 이동합니다.



바깥의 경치를 보면서 감탄하다보니



어느덧 도착이네요. 맨 끝 역인 홍콩역입니다. 여기에서 MTR인 센트럴 역으로 갈아타야하지요.



짐을 챙기고 나와서



카드 찍고 나온 다음



이런 엘리베이터가 있길래 탔습니다.



그리고 이걸 들어가려고 찍으려고 보니 돈이 없다고 뜨네요. 이게 뭐여....싶었는데 AEL 값이 100달러였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옥토퍼스 카드의 충전금액이 한방에 다 날아간 거지요.



이런 관광객이 많아서 그런지 엘리베이터 바로 옆에 이런 충전기가 있습니다. 어차피 돌아올때도 타야하는 전철이고 하니 화끈하게 200 충전했습니다. 아, 그리고 당연히 이것도 카드는 못받고 현금만 취급합니다.



뭔가 거시기한 느낌을 받으면서 어쨌거나 이동.



빨간색 전철을 타고 침사추이역으로 향합니다.



지금은 사람이 별로 없어보이는데 가면 갈수록 사람이 바글바글하게 변함.



어쨌거나 침사추이역에 도착했습니다.



지하도를 건너서 지상으로 나오니....오마이갓, 더워요! 왜 긴팔 긴바지를 입고왔을까 후회되는 그런 날씨입니다. 어쨌거나 땀이 팍팍 나고있으니 얼른 숙소로 가야죠.


파크 게스트 하우스...예약한 그곳입니다. 중경맨션의 15층에 있지요.

여기에서 사연을 한 구절. 원래는 저렴한 한국계 민박으로 유명한 파크모텔(http://www.parkmotel.co.kr)을 알아볼 생각이었지만, 출발 2일전에 하려고하니 당연히 예약이 다 차있는 상황이었지요. 거기는 1박에 380 정도였는데 다른데로 알아보니 가격이 다들 비싸고... 그래서 해외 호텔예약사이트들을 뒤지다보니 1박 500달러에 2인실이라고 하길래 얼른 예약을 해버렸습니다. 예약을 하고 보니 동남아분위기로 악명높은 중경맨션이었던 것이지요. 500달러, 한국 돈으로 7만5천원이나 되는 가격이지만 어쩌겠습니까.

그래도 다른 저렴한 숙소들은 위생이 어쩌구 벼룩이 어쩌구 하는 흉흉한 소감문만 달리는 판국에 그래도 깨끗했다는 둥 만족스러운 소감문이 있었다는 데에 위안을 삼아야지요. 결론만 말하자면, 꽤 만족스러운 숙소였습니다. 와이파이도 나름 괜찮게 잡혔고.



저 앞의 아줌마에게 예약 바우처를 보여주고 방을 받았습니다.



이게 그 방입니다. 사실은 약간 실수가 있었죠. 저 위의 아줌마가 방 두개를 보여줬는데, 첫번째 방은 이런 방 옆에 샤워박스와 빈공간이 있었고, 두번째 방이 이 방이고 옆에 샤워실이 붙어있는 형태이지요. 공간활용으로 따지자면 당연히 첫번째 방이 나았을터인데, 예약을 실수했다는 자괴감에 빠져서 사고의 여유가 없었던 탓에 두번째 방을 골라버렸습니다. 뭐, 지금으로서는 나름 만족이긴 합니다만...



일단 무거운 짐은 부려놓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갑니다.



11층에 이렇게 리셉션이 따로 있습니다. 간단하게 카드로 긁고 밖으로.



너무 더웠는데 그래도 샤워하고 옷 갈아입으니 견딜만 하네요. 이때만 해도 모자도 쓰고 나왔어야했는데 하는건 못 느끼고 있었지만...



중경맨션에서 남쪽으로 붙어있는 건물입니다. 저 아웃백 간판의 왼아래 있는 3F 간판이 하카헛이라는 가게인데, 가이드북에 따르면 딤섬을 먹기 좋은 가게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가이드북에는 1630까지 딤섬 판다고 했는데 제가 간 1600에는 이미 문닫았답니다, 1530까지만 한다나요? 그래서 뒤돌아서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미리 말하자면, 이 식당에 관한 한 가이드북의 내용은 전부 틀려있었습니다.



남쪽으로 쭉 나와서 Salisbury Rd.를 따라 걸으면 나오는 페닌술라 호텔입니다.



멋져보이는 만큼 비싼 호텔입니다. 글쎄, 어차피 여행자는 밤에만 들러 잠만 자는데 좋은 숙소라고 해봤자 사치죠... 여자친구라도 데려왔으면 몰라. 어쨌거나 이 호텔의 식당은 다음에 한번 들르게됩니다.



페닌술라에서 좀 서쪽으로 가면 괜찮은 숙소라는 소문의 YMCA 호텔을 지나 1881 헤리티지라는 곳이 있습니다. 공원이라고 하고싶지만 나무보다는 돌이 더 많으니 공원이라고 하기는 뭐하고. 어쨌거나 제국주의 시대의 풍취가 스며나오는 그런 멋진 곳이지요.



배경이 좋아서 그런지 코스프레 하는 젊은 친구들이 옹기종기...



종루처럼 보이는 건물인데



기능은 종루가 맞는데 내용물은 종루가 아닙니다. 무거운 쇠공을 떨어뜨려서 소리를 낸다나요.



멋진 마차이지만 타고 사진 찍지는 못합니다. 그냥 앞에서 찍는 사람들만 바글바글.



애프터눈 건, 그러니까 영국군이 12시 신호로 대포를 쏘던 그 포라고 합니다. 지금은 이것보다 작은 대포로 인민해방군이 다른 장소에서 쏜다고 하네요.



코스프레 커플과 웨딩촬영 커플...음, 부러우면 지는거다. 나는야 고고의 솔플여행자.



동네 자체가 좀 옛스럽다 보니 칼도 파네요. 어차피 한국에는 반입 안될테니 패스.



다시 서쪽으로 이동해서 바다를 보기로 합니다.



흐에이라우쌴....그냥 편하게 허류산이라고 할까요? 내용충실한 생과일주스를 20~30달러정도로 팔아서 유명한 가게입니다. 어차피 체인점이 많으니 여기서 어거지로 먹을필요는 없겠지 싶어서 지나쳤습니다.



홍콩의 북쪽 까우룽반도와 남쪽 홍콩섬을 잇는 스타페리입니다. 일요일이라 그런가 특히 사람이 많군요.



배가 고프기는 했지만 뭔가 다른 먹을게 있겠지...싶어서 맥도날드를 그냥 지나쳤습니다.



도브에서 뭔가 홍보물을 나눠주더군요.



스타페리 선착장 안에 이런데가 있어서, 날이 더운데 안에서 시원한 바람이 새어나오길래 끌려서 들어가보니



이런저런 지도들이 있군요. 몇개 가져오기는 했는데 지도는 크고 광고페이지가 너무 많아서 보기 불편하더군요.


사람이 많은 곳이라 그런가, 파룬궁 수련자들이 유인물을 나눠주는 모습도 보입니다. 그래도 이런게 가능할 정도면 중국에 합병되었어도 홍콩은 아직 살만한 곳이라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그렇잖아도 사람 미어터지는 스타페리 선착장이 돗대기시장 분위기가 된다는 점은 곤란합니다.



스타페리의 가격입니다. 강을 건너는데 주말이라도 500원도 안된다고 하니 참 좋네요. 일단 다음에 탈 예정이지만.



스타페리 선착장에서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가려고하니 뭔가 이벤트를 하는군요.



도라에몽이 잔뜩....? 온통 애들에 부모들이라 다니기 불편할 정도군요. 일단 더우니까 저기 팻말에도 보이는 하버시티 백화점으로 들어갔습니다.



페이스페인팅....결국 여기도 도라에몽입니다. 아무래도 시간이든 장소든 둘 중 하나는 실수한것 같네요.



그러니까 애들 도라에몽 보여줄 겸 백화점 온 부모들...



한국 음식점도 있습니다만 오늘은 예약이 있으니 손님 안받는다고 붙여놨네요.



토이저러스. 나름 유명한 장난감 가게이지요.



너무 허기가져서 결국 KFC로 들어가버렸습니다. 사람들도 많은데 왜 여기로 들어갔단 말이더냐....



이상하게 여기는 프렌치프라이가 없네요. 좀 싸게먹을까 해서 단품메뉴 조합으로 콜라, 치킨버거, 에그타르트를 조합했는데 저 감자튀김 하나 때문에 다른 세트메뉴와 가격차이가 없어져버렸습니다.

아, 그리고 이 동네 의외로 영어 안통하는구나 생각한 첫 장소입니다. 영어로 주문을 하니 점원이 알아먹질 못해요. 결국 메뉴가 써있는 책받침같은걸 들이대길래 이거이거 하면서 골라서 주문했습니다. 그래도 카드로도 계산되니 다행.



단품메뉴로 산 치킨버거인데...야채고 뭐고 아무것도 없이 닭고기에 소스만 들어있네요. 어느 식탐코알라가 좋아할듯한 메뉴인듯.



홍콩 특산물로 유명한 에그타르트입니다만....그러고보니 이건 한국에서도 팔지않던가? 맛은 그냥 먹을만하다 수준입니다.



배도 채웠겠다 느긋하게 해안선을 따라 걸어봅니다. 그런데 이게 사람 다니는 길이 아니라 짐 싣고 호텔에 납품하는 차들 지나가는 길인지 가게고 뭐고 아무것도 없네요. 결국 적당히 가다가 이게 어디인지 모르겠길래 아무 호텔 뒷문이나 차고 들어가서 큰길가로 나가봅니다.



뭔가 공원이 보이는군요.



홍콩 지도에도 있는 까우룽공원입니다.



축구하는 사람들도 있고



수영 경기를 하기도 하고



이게 뭘까요



뭔가 기분나쁜 페인팅의 인형들이 잔뜩...



뭔가 유명한 만화의 행사인 모양입니다. 그러니까 저 다양한 페인팅은 팬들의 손재주라는 모양인데, 그렇다면 인형을 사람 눈 모양으로 도배하거나 인체모형도같은걸 그려넣는 혐짤스러움은 좀 검열해줬으면 좋겠네요.



이 공원에서 무슨 선거같은게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러니까 이쪽은 개표소 및 참관인석...



공원도 있습니다. 하루에 세 타임정도 개방하는 시간이 있는데 지금은 마침 빈 시간이네요.



깔끔하게 잘 만들어진 공원입니다.



새들이 많은 곳도 있습니다. 조류독감때문에 문 닫는 날도 있다던데 오늘은 마침 괜찮은 모양이네요.



연못같아 보이지만 일단 여기도 물에 사는 새들이 있습니다.



동남아쪽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바글바글... 홍콩에 사는 인도계 가정부들이 주말에는 공원을 점령한다더니 지금이 바로 그 때인 모양이네요.



낮은 관목으로 만든 토피어리로 미로처럼 만들어 둔 곳입니다. 여기저기 사진찍는 사람들과 술레잡기하는 아이들이 있네요.



해도 슬슬 지는듯 하니 숙소로 가야겠습니다.



그리고 수영장은 또다시 그날의 마지막 타임이 시작. 전신수영복을 입은 아이들이 많아서 약간 놀랐습니다. 그야말로 꿈도 희망도 없는 시대상인가?



까우룽 공원의 남문입니다. 이쪽으로 나가면



육포로 유명한 비청향이 보입니다. 음, 가이드북에는 이게 본점이라는 식으로 써놨는데, 본점치고는 작은데요?



이렇게 육포를 팝니다. 진공포장도 있지만 역시 이렇게 육즙이 자르르 흐르는것을 그 자리에서 기름종이에 싸서 주는게 제맛이지요. 가격은 그리 싸지만은 않습니다만.... 반 공근, 그러니까 500g에 198달러니까 3만원 정도. 하지만 이렇게 산 500g을 3박4일동안 세 끼의 식사로 먹고도 남게됩니다. 별 생각없이 카드로 긁긴 했지만, 현금가로 사면 좀 싸게준다고 써있네요.



어느 여행기에 보니 야경을 바라보며 저 육포와 맥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물론 제 숙소는 야경은 커녕 맞은편 방에서 볼까봐 블라인드 팍팍 치고 사는 방이지만 육포와 맥주정도는 재현할 수 있지요.



긴듯 짧은듯 하루가 끝나고 중경맨션으로 돌아옵니다.



짝수홀수층 나눠서 운행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비청향 육포를 뜯습니다. 7장에 187달러니까 나쁘지않네요.



이렇게해서 홍콩의 첫날밤이 마무리됩니다. 맥주는 그냥 맥주인거같은데 안주가 좋으니 그야말로 술술 넘어가네요. 입은 즐거운데 밤하늘도 못보는 골방의 침대위에서 입만 즐거우니 약간 슬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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