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04

[PSP] 단간론파 - 희망의 학교와 절망의 고교생


ダンガンロンパ 希望の学園と絶望の高校生



  사립 키보가미네학원. 현역의 고교생으로서 '초고교급'의 특별한 재능이 있는 학생들을 모아들여 미래의 희망이 되는 인재를 키워내는 명문교입니다. 사회를 이끌어가는 동량들을 배출해왔고 졸업하기만 하면 개인의 인생도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그런 풍문이 있는 그런 학원.


  주인공, 나에기 마코토는 그러한 학교에 입학을 허가받은 신입생입니다. 다만, 그는 그러한 '초고교급'의 재주는 없습니다. 그저 평범한, 평범의 구현화같은 그런 평범한 학생이었으나 무작위추첨에서 뽑혔다는 '초고교급의 행운'으로 입학이 허가되었을 뿐.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졸업생은 성공이 보장되어있다는 풍문에 입학을 결심하게됩니다.


  그리고 대망의 입학일, 학교에 들어서 입학식으로 가는 길에 갑작스런 현기증을 느낀 그는정신을 잃고, 낯선 책상 위에서 정신을 차립니다. 정신을 잃을 때는 복도였는데 교실의 책상이라니? 결국 그가 발견한 것은 철판과 자물쇠로 완전히 외부와 차단된 학교와 14인의 '초고교급' 인재들과 함께 갇혀버린 자신이었습니다.


  그렇게 망연자실해하는 그들 앞에 나타난 자칭 학원장 '모노쿠마'는 그들에게 충격적인 선언을 합니다.

  1. 그들은 학교 밖으로 나갈 수 없다.
  2. 단, 누군가를 죽이고 그 범인이라는 지목을 피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학교밖으로 '졸업'할 수 있으며 범인을 제대로 지목하지 못한 나머지 학생들은 처형된다.
  3. 살인을 하고 범인으로 지목된다면 질서를 어지럽힌 죄로 처형된다.

  말도안된다고 반발하는 학생들이지만, 악취미 곰인형처럼 생긴 모노쿠마는 굉장히 강력한 녀석이었고, 결국 탈출할 방법은 당장은 없다는 현실을 수용하고 공동생활을 시작합니다. 서로 일면식도 없다가 갑자기 만난 동료들. 상호신뢰같은 것은 기대할 수 없는 관계라고는 해도, 설마 사람을 죽이기야 할까 했지만 결국 실제로 살인이 벌어져버리는데...


  원래는 2차슈로대Z 나올때까지 뭐하고 지내나 하다가 관련 페이지가 죄다 스포일러주의가 붙어있길래 잡게 된 작품입니다. 사실 큰 기대는 하지않고 잡은 물건인데, 의외로 이게 흡입력이 상당해서 와우하는 시간을 줄이면서 하게된 게임입니다. 아무래도 스토리를 즐기는데는 mmorpg보다는 패키지게임이 진리 아니겠습니까.

중요한 것은, 이 게임은 스릴러가 아닌 추리물이라는 것입니다. 살인이 터지면 일정시간동안 '코토다마'라는 현장증거를 수집하고, 그 후에는 범인을 찾아내는 '학급재판'에서 토론하면서 그 코토다마로 잘못된 논리를 타파하면서 진범을 찾아내는 게임이지요. 탄환 모양의 코토다마로 거짓말을 논파한다고 해서 탄환논파, 그래서 단간론파 되겠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추리물 기반이라면 김전일같은 메이저부터 이브버스트에러같은 야겜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자리잡은 전통있는 방식입니다만... 중요한건, 이 게임은 그 추리과정이 굉장히 치밀하게 만들어져있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추리를 대상으로 하는 게임은 그러한 추리과정이 굉장히 허술한 경우가 많지만, 이 게임은 그러한 추리가 너무 쉽지도 않고, 정보를 제약해놓고 범인 잡으라고 억지를 부리지도 않기 때문에 명작이라 할 만한 게임이 되겠습니다. 추리소설 읽듯이 느긋하게 할 수도 없으니 머리를 굴려야합니다. 자기가 범인으로 몰릴수도 있고, 헛다리 짚으면 전원 처형이니까 말이죠. 아무래도 주어진 증거만으로 모든 전모를 재구성하고 범인을 지적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이 학급재판에서는 다른 캐릭터들도 자신들의 생각과 수집한 증거를 내놓기때문에 유저는 문제를 하나씩 풀어나간다는 느낌으로 하게됩니다. 수능 언어영역의 논리파트와 비슷하다고 감히 말해보겠습니다.

추리파트도 재미있고, 전체적인 메인스트림 스토리도 재미있습니다. 살인과는 별개로, 어째서 자신들은 학원에 갇혀버렸는가? 이런 유명한 학교의 학생이 단체로 실종되어 졸지에 마피아를 찍고있는데, 국민을 지킬 공권력은 무엇을 하고있는가? 자신들을 죽이자면 언제든지 죽일 수 있는 모노쿠마는 왜 직접 손을 쓰질 않고 살인을 부추기고만 있는가? 살인을 하나씩 해결하고, 범인을 처형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그 진실을 볼 수 있습니다. 챕터와 메인스트림이 절묘하게 배합되어있다고 할까요.

결론적으로, 일본어만 할 수 있다면 해볼만한 게임이라고 평하겠습니다. 제작자들의 말 대로, 시리즈화가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런 한편으로, 속편이 나온다고 해서 지금 이 스토리와 연결된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학교의 문제만 해결되었을 뿐 외부의 문제는 그대로 남아있다고해도 그 문제는 이미 중요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외부에 무슨 일이 생긴게 맞기는 맞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 등등의 문제는 그야말로 '사족'일 뿐입니다. 말하자면 왕자와 결혼한 신데렐라가 계모와 언니들을 어떻게 고문하느냐 하는 정도의 비중정도밖에 없다고 할까요.


희망을 가지고있다면, 외부가 어찌되었든 간에 헤쳐나가지 못할 이유가 없잖습니까.

뭐니뭐니해도, 그들은 '희망'으로 선발되어 '희망의 학원'에서 배운 학생들이니 말이죠.


* 캐릭터에 대해서 한마디라도 언급하면 그게 곧 스포일러가 되어버리니 자제했습니다. A는 B하다능ㅋㅋ 한마디 하면, 그게 곧 A가 B할 때까지는 죽지도 처형되지도 않는다는 의미 아니겠습니까. 이런 종류는 아무도 못 믿는 긴장감이 중요하지요.

** 성우들의 열연이 돋보입니다. 목소리는 미오인데 캐릭터는 미오가 아녀?!!? 아니, 어찌보면 미오가 맞는지도... 아, 그리고 디지캐럿에서 뿌치코, 갤럭시엔젤에서 민트 등을 했던 사와시로 미유키도 나옵니다. 그때 그 목소리가 맞나 싶을 정도로 맛간 목소리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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